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0일 서울 포시즌즈호텔에서 개최된 시도지사협의회 ‘정책콘퍼런스’ 행사에서 ‘독일연방제에서 보는 지방분권 강화 방안’ 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김영록 지사는 이날 ‘독일 연방제로 보는 지방분권 강화 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지방자치의 한계와 극복 방안을 설명하고, 실질적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현재 수도권 일극체제와 인구절벽 현상, 지방소멸 위기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지방분권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중앙정부가 여전히 권한을 내려놓지 않고 있어 지방자치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특히 전남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1970년대 331만 명이었던 인구가 현재 180만 명 이하로 감소했고, 지역내총생산(GRDP) 96조 원 중 32조 원이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우주 발사체산업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을 비롯해 에너지, 관광, 농어업과 같은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앙에 집중된 권한 때문에 제약이 많음을 토로했다.
지역의 고른 발전을 위해 만든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와 관련해선 지방자치단체가 편성하는 자율계정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자율계정의 71%가 재해예방 사업 등 국가사업 성격으로 고정돼 있어, 실질적으로 지방에서 쓸 예산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산업단지 조성 또한 인허가 권한이 중앙에 있어 산단 조성이 지연되고, 풍력발전 허가도 도지사가 3MW 이하만 가능해 실질적인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실제 사례로 꼽았다.
이어 16개 주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인 독일의 지방분권 모델을 소개했다.
독일은 주총리, 주장관 등 지방정부 대표 등으로 구성된 연방상원이 지방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방에서 제안한 법률안을 제출하기도 하며, 지방의 이익과 맞지 않는 법률안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동세 배분 방식 등을 통해 지방에 실질적 권한을 보장해주고 있다.
프랑스 또한 지방정부 대표 등이 상원을 구성해 지방의 이익을 대변하며, 중앙과 지방의 사무 배분을 명확히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독일, 프랑스와 같이, 지방을 대표하는 상원을 구성하고 이들이 지방의 이익을 대변하게 한다면, 국가 의사결정 과정에 지방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방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항구적이고, 제도적인 방안은 헌법 개정이라는 게 김영록 지사의 주장이다.
김영록 지사는 “지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상원을 신설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명확한 사무배분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기능과 역할을 보장해야 한다”며 “또한 자율성과 책임에 기반한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보장을 통해 지방이 실질적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헌법 개정에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 전에 도 차원에서의 문제 해결 노력도 제시했다. 김영록 지사는 “전남도가 추진하는 ‘전남특별자치도 설치’를 통해 전남이 잘 할 수 있는 에너지, 관광, 농어업, 첨단산업 등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아,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며 “전남에서 먼저 해보고, 그 성과는 모든 지방이 나눠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지방분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중앙과 지방이 조화를 이루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