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열 부심(왼쪽)과 지승민 부심이 K리그 통산 400경기 출전을 맞아 지난 2일과 3일 열린 K리그 경기에 앞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기념패를 받았다. |
400경기 출전은 주,부심을 통틀어 K리그 현역 심판 중에는 최다 기록이다. 은퇴 심판까지 범위를 넓히면 김선진(506경기), 원창호(483경기), 이정민(433경기), 안상기(423경기, 이상 모두 부심) 심판에 이어 역대 5위에 해당한다.
2012년 K리그 심판으로 데뷔해 13년차인 윤재열 부심은 현재 국제심판으로도 활동중이다. 지난달에 끝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활약했다. 3일 열린 K리그1 대구FC : 김천상무 경기에 앞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400경기 출전 기념패와 꽃다발을 받았다.
지승민 부심은 2013년에 프로심판이 됐고, 몇년전까지 프로심판협의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일 청주에서 열린 충북청주 : 전남드래곤즈 경기를 통해 K리그1, 2를 합쳐 400번째 출장을 기록했다.
두 심판이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와 짧은 인터뷰를 통해 K리그 통산 400경기에 출전한 소회를 밝혔다.
- 10년 넘게 쉬지 않고 출전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단한 기록인데 소감은?
(윤재열) 2012년에 K리그 프로심판으로 데뷔했는데, 어느덧 400경기에 출전하게 됐네요.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떠오릅니다.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부상 당하지 않으려고 몸관리에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오로지 경기 수당만 받는 저희 심판들로서는 부상을 당하거나 판정 실수를 해서 다음 경기에 못들어가면 그만큼 손해거든요.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그런 일이 닥치면 굉장히 힘듭니다. 다행히 큰 어려움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쁩니다.
(지승민) 2013년에 K리그 첫경기를 배정 받은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K리그 400경기 출전을 했네요. 새삼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 지금까지 나섰던 K리그 경기중 가장 기억나는 경기는?
(윤재열) 몇년도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프로에 와서 처음 들어간 서울 vs수원 수퍼 매치였습니다. 늘 TV에서만 보던 수퍼 매치를 심판으로 직접 뛴다는게 믿어지지 않았고 가슴이 벅찼습니다. 그만큼 긴장도 많이 했던 경기였습니다. 늘 치열했던 수퍼 매치였지만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잘 끝내서 기분이 좋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지승민) 많은 경기가 있지만 그래도 K리그 심판이 되고 처음으로 배정받은 경기와 오늘 치른 400경기째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첫 경기 때는 배정 소식을 듣고 전날 밤에 긴장이 되어서 잠을 잘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경기장에서도 경기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마 실수도 좀 했을 겁니다. 오늘 경기는 아무래도 올 시즌 첫 경기이고, 400경기째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아무래도 다른 경기보다는 긴장이 더 됐습니다.
- 가장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은?
(윤재열) 무엇보다 축구 심판의 아내와 아들로서 저를 지지해주고 지켜준 가족이죠. 경기를 앞두고 있다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신경이 예민해지는데, 그럴때마다 이해해주고 도와준 아내가 정말 고맙구요. 그리고 하나뿐인 아들을 생각하면 항상 웃음이 납니다. 친구같은 아들인데 축구심판인 아빠를 굉장히 자랑스러워 합니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죠.
가족 다음으로 자주 만나는 우리 동료 심판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늘 경기장에서 함께 땀흘리고 때로는 같이 욕을 먹기도 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고통을 참고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지승민) 이렇게 400경기까지 할수 있었던건 혼자가 아닌 선,후배 동료들의 많은 조언과 도움 덕분입니다.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항상 저를 응원해 주는 우리 가족 정은이와 서율이에게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네요.
최준규 기자 cjunk2@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