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문맥 이어받은 한강,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수상 |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올해 한강 작가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소설가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강 작가는 2016년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제주 4.3사건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한강은 한국문학의 거장인 한승원 작가와 함께 부녀 소설가로도 유명하다.
이들 부녀는 ‘이상문학상’과 ‘김동리문학상’를 부녀 2대가 수상하는 이색적인 기록도 세웠다.
한강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는 그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 ‘해산토굴’을 짓고, 30여년 가까이 작품 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장흥이 고향과도 다름없는 한강은 지금도 아버지가 생활하고 있는 장흥을 방문해 작품구상과 휴식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확정되고 아버지 한승원 작가는 11일 장흥군 안양면 해산토굴 앞 정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승원 작가는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워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며, “딸의 문장은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프다. 그런 느낌을 잘 살린 번역가를 만나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으로부터 트라우마를 느끼는 것들, 여린 인간에 대한 사랑, 그런 것들이 작품에 끈끈하게 묻어있는데, 그것을 심사위원들이 포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흥군 지역민들도 한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축하의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수십 장의 플래카드가 걸렸고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화제로 올렸다.
국내 최초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된 장흥군은 한승원, 이청준, 송기숙, 이승우, 위선환, 김영남, 이대흠 등의 걸출한 문학인을 배출하며 문림의 고장으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김성 장흥군수는 “장흥은 한강 작가가 어린시절부터 시간을 보내며 문학적 정서를 형성한 곳”이라며,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한승원, 한강 작가의 부녀 문학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news@newsjournal.co.kr